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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과 선

8월 4일 주일예배

그리스도인과 선

갈라디아서 5:13-26

들어가는

이 달에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양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경에서의 선은 ‘하나님이 선하시다’는 면에서 존재로서의 선이 있고, 실천적인 면에서 윤리적인 선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속성과 관계하여 완전한 선은 선의 교리적인 면이며, ‘우리가 선을 행한다’고 할 때는 선의 윤리적인 면입니다.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 중에서 ‘양선’이라고 할 때에는 윤리적인 면의 선, 즉 실천적인 선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선을 논할 때, 실천으로서의 선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선에 대해 선행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선이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경에서 말하는 선은 선은 ‘옳다’ 또는 ‘착하다’를 의미하는 단순한 용어가 아니라, ‘하나님의 속성’을 말하며, 선하신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는 것을 선하다고 말합니다. “모든 선한 일에 너희를 온전케 하사 자기 뜻을 행하게 하시고 그 앞에 즐거운 것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속에 이루시기를 원하노라”(히13:21).
오늘은 창세기 2-3장의 에덴에서의 사건을 비교해보면서 성경의 선, 악, 죄 그리고 선의 실천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찾아 보겠습니다.

 

1. 성경에서의 선

선악의 기원
성경은 ‘하나님이 선한 분’임을 말씀하면서 선이 하나님과 함께 존재함을 천명합니다.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막10:18).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세계는 선(善)하며,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딤전4:4) 실제로 하나님은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섭리에 있어서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입니다(롬8:28)”.
그렇다면 악의 기원은 어디일까요? 혹자는 그 기원을 하나님이나 사탄 또는 인간에게 두려고 하지만, 세 가지 입장 어느 하나도 논리적인 모순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악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이 병주고 약주는 형태가 되므로 맞지 않습니다(약1:13). 사탄이라고 할 경우 하나님께서 에덴을 보호하지 못하신 것이 되므로 맞지 않습니다. 인간이라고 할 경우 사림이 미리 타락할 것을 알면서도 선악과를 만든 것은 하나님이시니까 결과적으로 인간 타락의 책임이 하나님께 있게 되므로 역시 맞지 않습니다.
악의 문제에 접근한 최초의 신학자는 초대교회 교부 오리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님은 악의 창시자 일 수 없습니다. 악과 물질 사이에 필연적 관계는 없으며, 물질이 악의 기원은 아니다. 악은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으며 선의 부분적인 결핍(缺乏)입니다.” 이 같은 오리겐의 신정론(神正論)은 성경의 바울을 따른 것으로 어거스틴에게까지 연결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악조차도 하나님의 섭리안에 통제되고 지배됩니다

성경에서의 선
성경에서 선(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토브’(tob)는 ‘아름다운, 옳은, 좋은’ 등의 뜻을 의미하며, 하나님께서 천지를 지으시고 ‘좋았더라'(창1:4-31) 말씀하심이 그 사례입니다.
히브리어 ‘토브’(tob)에서 파생된 헬라어는 ‘아가도스’(agados)와 ‘칼로스’(kalos)가 사용되었는데, ‘아가도스’(agados)는 도덕적으로도 선한 것을 의미하고(롬8:28), ‘칼로스’(kalos) 도덕적으로도 선하고, 외형적으로 아름답기도 한 것을 의미합니다(막14:6).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롬3:12)에서 쓰인 ‘선'(크레스토테스)은 도덕적으로 완전하심을 말하는 것으로 사람은 결코 선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성경적 선의 개념은 인간 중심적 선의 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2. 죄와 악의 관계

오늘날 악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상대적으로 죄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현상입니다. 인간의 죄성과 윤리적인 죄를 약화시키고 타락의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려는 인위적 철학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개혁주의 신학자 루돌프 벌코프가 밝히는 성경적 죄의 개념을 요약해보겠습니다(상권 447-450).
1) 죄는 악의 구체적인 형식입니다. 모든 악이 죄는 아닙니다. 죄는 물리적인 악, 곧 어떤 해로운 것, 재난, 질병 등과 혼동되어서는 안됩니다. 물리적인 영역위에 윤리적인 영역이 있으며, 선과 악의 비교는 윤리적인 영역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죄는 악보다 구체적인 개념입니다. 죄는 도덕적 악이며 성경에서의 죄는 대부분 윤리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2) 죄는 절대성을 갖습니다. 선과 악 사이에 중립지대는 없습니다. 죄는 선의 정도가 적은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악을 말합니다.
3) 죄는 언제나 하나님의 뜻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죄란 “하나님의 율법에 이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실질적인 관점에서 도덕적인 선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도덕적 악은 그 반대의 의미를 갖습니다.
4) 죄는 책임과 부패를 포함합니다. 죄는 법정적 의미의 형벌을 피할 수 없으며, 거기에는 항상 부패가 뒤따릅니다. 뿌리에서 잘린 가지가 마르듯이, 하나님으로부터의 단절은 그 참담한 부패 또한 가져옵니다.
5) 죄는 마음 속에 거합니다. 죄는 마음 중심으로부터 나와서 지정의, 육체를 포함하는 전인에 영향을 미치고 작용합니다. 죄가 세상에 들어왔을 때, 실제적인 의지의 밑바닥 마음의 성향에 이미 자리잡았습니다.
6) 죄는 단순히 외적인 행위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죄악된 습관과 영혼의 죄악된 상태까지도 가리킵니다. 죄악된 상태는 죄악된 습관의 기초가 되고, 이것들은 다시 죄악된 행위로 나타납니다. 죄는 행위와 기질과 상태에 있어서 하나님의 도덕법에 순응하지 못한 것입니다.

 

3. 도덕적인 의미의 ‘양선’

오늘 본문의 성령의 열매에서는 ‘아가도스’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창세기 1:4절 등에서 사용했던 히브리어 ‘토브’는 ‘칼로스’라는 단어로 번역했습니다.
성경에서의 선은 ‘선하신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는 것입니다(히13:21). 악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떠나는 것을 의미하며, 죄란 적극적으로 악을 선택하고 하나님을 거스려 행동하는 ‘실천하는 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실천으로서의 선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의 표현이며 ‘도덕적 선’이 갖고 있는 가치입니다.
선은 객관적으로 선한 것과 주관적으로 선한 것이 있습니다. 나에게 좋은 것이 다른 이에게도 좋은 것이어야 객관성을 갖습니다. 선은 그것을 올바르고 좋은 것으로 체험하는 자의 인격 안에 받아들여집니다. 선은 인식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구체적으로 체험할 때 선의 진가가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선은 인격적인 체험을 통해 행복으로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절대적인 의미에서 선이란 하나님의 속성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하나님 한 분 만이 선하며, 완전한 선을 행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선하시며 그 분이 만드신 모든 것은 선합니다(창1:31, 딤전4:4). 하나님의 말씀은 선하므로(롬7:12, 딤전1:8)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선입니다(시37:3, 롬12:2). 하나님은 성도를 구원하시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해 부르셨습니다(엡2:10). 성도들은 선한 일을 행하고 선한 사업에 부하며 나눠주기를 좋아하고 동정하는 자가 되어야합니다(딤전6:18). 성도들이 선한 일을 행할 때 하나님께 영광이 됩니다(마5:16).